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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있다면, 내가 만약 한 생명의 고통을 덜고 기진 맥진해서 떨어지는 울새 한 마리를 다시 둥지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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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공존에 대하여 - 지킬 박사와 하이드

2012.02.03 03:19 | Posted by 속삭임과그대

선과 악. 인간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그것.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지만 그것의 경계선은 불분명하다. 그 경계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경과 학습의 영향이라고 말한다.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자아와 본능을 주관하는 초자아의 영향이라고 주장했으며 그 초자아는 부모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성장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간다고 말했다. 그것은 동양권에서 성악설로 불리는 사상과 동일한 맥락을 갖는다. 그것은 인간은 주어진 환경에 따른 학습에 의해 본능에 내재되어 있는 악한 면을 억압당하고 그와 반대되는 선한 면은 사회적으로 계속 지지받고 강화 받음으로써 더 의식화되고, 표면화된다는 것이다.

지킬박사도 악한 자신의 본능을 억압하고 선한 면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표면화 시키면서 살아온 인간이었다. 그는 자신의 덕망과 명성을 중요시했으며 그에 부합되지 않는 악한 면을 볼 때면 심한 괴리감을 느끼고 그것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는 쾌락을 중요시여기고 자신의 본능을 억압하는 것에 심한 불안을 느꼈기 때문에 죄책감이나 괴리감이 없이 자신의 악한본능을 들어내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그래서 신비한 약을 발명했으며 그 약을 먹은 후에 변신한 자아를 하이드라 불렀다. 하이드는 그의 내면에 있는 10%정도에 지나지 않는 악한 면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100%악으로만 이루어진 악의 결정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었다. 결국 지킬박사는 자신의 이중적인 면이 주는 고통에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에 의해 자신의 삶을 파멸시킨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악한 면을 알게 되고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 자아가 분리되는 심한 괴리감을 경험할 것이다. 나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될 때면 내 자신의 성향이 아닌 주어진 상황에 귀인 시켜 나의 입장을 합리화시키거나 또 다른 나의 모습이 아닌 마치 다른 사람의 모습인양 부인하고 인정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의 잘못을 반성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내 안에 악하지 않은 선이라고 불릴 수 있는 면도 공존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하지만 악한 면만이 분리되어서 만들어진 하이드에게 '반성'이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 된다. 그는 오로지 악에 대해 알 뿐 선에 대한 개념도 인식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를 보는 많은 사람들은 그를 알 수 없는 불쾌감과 소름끼치는 공포감의 대명사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는 우리와 같은 인간이 아닌 인간에 의해 발명된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완벽한 악의 결정체인 인간이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되어버리는 것. 그것은 인간이 가질 수밖에 없는 이중적인 모습을 정당화시켜주고, 오히려 그것이 완벽한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만약 지킬박사가 지나치게 한쪽방향만을 추구하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버리고, 보통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자신에게 내재되어있는 이중성을 인정하면서 조율을 추구했다면 스스로가 독약을 먹고 목숨을 끊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가 가진 욕망은 인간의 본능에 대한 도전이었지만 그의 도전이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상이다. 우리의 이중적인 본능을 조율하지 않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만든다면, 그것은 ' 반성의 부재'를 낳게 되고, 결국 우리의 삶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인간은 선과 악이 내재된 이중성적인 모습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을 조율하기위해 끊임없이 반성하는 인간만이 완벽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